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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건을 보다]“여경 성폭력, 가담자만 16명”…경찰의 민낯

2021-06-26 11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흔히들 경찰을 '민중의 지팡이'라고 부릅니다. <br> <br>국민이 힘들 때 짚고 기댈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겠죠. <br> <br>그런데 이런 멋진 수식어가 무색해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. <br> <br>가해자는 경찰, 피해자도 경찰입니다. <br><br>남성 경찰관 8명이 갓 들어온 여성 경찰관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질렀습니다. <br> <br>오히려 여경 탓을 하며 악성 루머를 퍼뜨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. <br> <br>2년 동안 이어진 경찰 내부의 집단 성폭력 사건, 연루자만 16명입니다. <br><br>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. <br> <br>스스로를 민중의 지팡이라고 부를 수 있겠냐고 말입니다. <br><br>Q1. 남성 경찰관들이 여성 경찰관을 집단 성추행하고 성희롱한 충격적인 사건인데, 이 같은 사실이 어떻게 드러난 된 겁니까? <br><br>지난 3월, 강원도 태백경찰서에 근무하던 한 여성 경찰관이 경찰 내부망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겁니다. <br> <br>'저는 지금 살고 싶지 않습니다. 도와주세요'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는 동료인 남성 경찰관들로부터 2년 넘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. <br> <br>경찰의 내부조사 결과 이 사건에 연루된 강원 태백경찰서 소속 경찰관만 16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, <br><br>경찰청은 이 중 12명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. <br> <br>성추행과 성희롱에 직접 관여한 경찰관이 8명, 해당 여경과 관련한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등 2차 가해에 가담한 경찰관이 4명입니다. <br> <br>가담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된 4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. <br><br>Q2. 피해 여경은 경찰이 된지도 얼마 안 된 신입이었다면서요? <br><br>맞습니다. <br> <br>지난 2019년 4월에 순경으로 임용됐으니까, 경찰생활을 하는 내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겁니다. <br><br>임용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같은 지구대에 근무하던 경찰관이 여경 휴게실에 들어와서 자신의 속옷 사이에 장미꽃을 올려놓은 것을 비롯해서 순찰을 함께 나간 파출소 팀장이 자신에게 안전벨트를 매줄 것을 요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, <br><br>또 다른 상사는 예쁘다, 보고 싶다, 술을 먹자고 한 것은 물론이고, "마음을 치유해 주고 싶다"는 등의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. <br><br>Q3. 폭로 글을 올리기까지 참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, 여경의 입장은 들어봤습니까? <br><br>저희 취재진이 피해 여경과 어렵게 접촉을 했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가해자들의 회유와 협박 등 추가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경의 목소리는 내보내지는 않기로 했는데,<br>인터뷰의 주요 내용만 말씀드리겠습니다. <br> <br>지금은 인근 지역 경찰서로 발령이 났지만, 여전히 자신을 둘러싼 헛소문과 이에 따른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. <br> <br>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놨습니다. <br><br>교제하던 경찰관 남자친구가 있었는데, 동료 경찰관이 피해 여경과 자신이 함께 숙박업소에 갔었다는 악성 루머를 퍼뜨렸다는 겁니다. <br> <br>교제하던 남성은 결국 경찰 신분을 이용해서 영장도 없이 숙박업소 CCTV를 열람했는데, 소문은 거짓으로 밝혀졌고, 현재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. <br><br>Q4. 장기간 성폭력에 노출돼 있었다는 건데, 경찰 내부에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건가요? <br><br>경찰 내부망에 올린 여경의 폭로글에 대해서 경찰서 직장협의회가 오히려 반박문을 냈습니다. <br><br>태백경찰서 직원들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건 여경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해서가 아니라고 밝혔는데, <br><br>하지만 경찰의 내부조사 결과 여경이 올린 글의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. <br> <br>[강원 태백경찰서 직장협의회 관계자] <br>"지금 입장, 밝힐 입장도 아니고요. 입장 낼 수도 없어요. (다른 움직임이나 계획해 놓은 건 없나?) 아니요. 없습니다." <br><br>Q5. 경찰서장도 발령이 났다면서요?<br> <br>맞습니다. <br> <br>당시 태백경찰서장은 제주경찰청으로 문책성 전보조치됐습니다. <br> <br>관리 부실 책임과 함께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건데, 지난 1월, 교통사고로 숨진 여경의 아버지 장례식장에 와서는 "할 말은 해야겠다"면서 여경을 나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 <br><br>하지만 정식 징계절차를 밟는 게 아니라, 인사발령만 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옵니다. <br> <br>청와대 국민청원에는 "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경찰관 16명 전원을 파면하고, 서장에 대한 징계 수위도 재심의해야 한다"는 <br>글까지 올라왔습니다. <br><br>여경의 숨진 아버지도 경찰관이었다고 합니다. <br> <br>아버지를 보면서 경찰의 꿈을 키웠을 여경에게 너무도 큰 상처를 준 건 아닐지, 씁쓸하네요. <br> <br>사건을 보다, 최석호 기자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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